김혜주(글경 18)학생, University of Reading 교환학생 스토리
- 글로벌경영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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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8-17
1. 안녕하세요, 먼저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2021년 1학기 University of Reading으로 교환학생을 다녀온 글로벌경영학과 18학번 김혜주입니다. 평소에 교환학생을 한 번쯤 꼭 다녀오고 싶었는데, 코로나로 인해 한 차례 미뤘다가 이번 기회에 드디어 다녀오게 되었네요!
2. 이번에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영국 University of Reading 교환학생을 무사히 마쳤다고 들었습니다^^
사실 출국하기 전 코로나로 인해 많은 심사숙고를 했습니다. 제가 출국한 1월달만 해도 영국의 확진자 수는 6만명을 훌쩍 넘어갔고, 그 때에는 백신도 지금만큼 활발히 공급되던 시기도 아니었습니다. 실제로 교환학생을 신청한 대다수의 학우분들이 모두 취소하거나 연기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많이 망설였지만, 삶에서 지금 하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 것 같다고 생각하는 것들은 꼭 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결국은 ‘괜히 코로나가 걸리진 않을까’, ‘아시아인을 향한 인종차별이 더 심하지 않을까’와 같은 가지 말아야 할 수백가지 이유가 아니라 가야만 하는 한 가지 이유가 저를 가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선택은 대학 생활 중 제가 내린 선택 중에 가장 잘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경우 다른 학우분들 없이 혼자 가게 되었는데, 오히려 혼자 모험하는 느낌도 들고 누구에게도 기대지 않고 혼자 해낸 경험은 제게 큰 자산이 되었습니다. 또 코로나로 인해 평소 생활할 때에나 여행을 할 때에도 거리두기, 마스크, 소독 등 위생에 정말 많이 신경을 썼고, 이렇게 준비된 상태로 움직이니 안전하게 잘 마치고 돌아온 것 같습니다.
3. University of Reading은 어떤 대학교 인가요? 그 곳에서는 어떻게 생활하였나요?
레딩대는 영국 레딩 지역에 위치하고 있으며, 우리 학교에서 처음으로 교환학생이 열린 대학입니다. 아마 대부분의 한국 대학들과 최근에 들어서야 교환학생을 열었기 때문에 교환 수기도 없어서 꽤 애먹었던 기억이 있네요. 레딩은 한적하고 인구 밀도가 낮은 소도시입니다. 특히 레딩대 캠퍼스는 아주 넓어서 레딩 시내보다 인구 밀도가 훨씬 낮습니다. 그래서 판데믹이 최고조였을 때에 가도 오히려 크게 위험하지 않다고 느꼈습니다. 캠퍼스는 자연과 잘 어우러져 있고 초록 풀밭이 많으며 지나가다 보면 심심찮게 청설모나 고양이를 볼 수 있습니다. 어차피 여행은 주로 사람이 북적북적한 관광지 위주로 가니까 이런 한적한 분위기의 레딩대가 전 좋았습니다. 레딩대의 또 다른 장점은 런던과 가깝습니다. 특히 런던 중심가로 가는 경유지인 런던 패딩턴 역과는 30분 거리이고, 중심가까지 가는 데에도 1시간 정도면 갈 수 있어서 당일치기 여행을 무리 없이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기차를 타고 여행을 자주 다녔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레딩대의 수업은 모두 온라인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수업 방식은 성대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매주 화상으로 진행하는 Tutorial/Session이 있다는 게 특징입니다. 이 시간에는 주로 사례 분석이나 토론이 이루어지는데, 영국 현지 학생들과 직접 의견을 나눠볼 수 있어서 신선했습니다. 교우관계는 주로 같은 플랫에서 사는 플랫메이트들과 이루어졌는데, 처음 와서 적응하기 힘들 때에 문 앞에 쪽지를 남겨줘서 많은 위로를 받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후 같이 요리도 하고 음식도 나눠 먹으면서 정말 편안하게 지냈습니다. 또 레딩대에서는 다른 영국대학들과 다르게 학식 서비스를 자체적으로 제공하는데, 다양한 현지 음식을 먹을 기회가 제공되니 정말 자주 이용했던 것 같습니다.
4. 교환학생 선발되기까지 어떠한 준비를 했나요? 경영대학 학생들이 알면 좋은 팁이 있다면 공유 부탁드립니다.
사실 교환학생 선발이 막연히 어려울 거라 많이들 생각하시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교환학생을 선발하는 두 가지 기준은 크게 영어 성적과 학점입니다. 교환학생에게 요구하는 영어 성적(주로 TOEFL, IELTS)은 그리 높지 않고, 누구나 조금만 공부하면(특히 성대생이라면!) 영어 성적을 준비하는 데 크게 어렵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낮은 경쟁률의 학교, 또는 미달인 학교는 해당교에서 요구하는 영어 성적만 충족할 경우 지원하면 거의 붙는다고 생각해도 됩니다. 심지어 어떤 학교는 영어 성적을 아예 요구하지 않는 경우도 있으니, 영어를 못한다고 처음부터 단념할 필요는 전혀 없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경쟁률이 높은 학교에 지원한다면 학점이 가장 중요합니다. 면접이 있어도 크게 어렵지 않고 다른 지원자들도 실력이 비슷비슷하기 때문에 큰 변별력이 없다고 느꼈고, 결국 학점에서 판가름이 납니다. 그래서 자신이 학점이 낮을 경우, 리스트에 있는 학교를 충분히 탐색하여 경쟁률이 낮거나 미달인 곳을 찾아보고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게 중요합니다. 자신의 조건과 실리를 충분히 고려하여 자신이 합격할 수 있는 최선의 시나리오를 짜면 충분히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5. 본인이 생각했던 교환학생 활동과 실제로 경험한 것과 차이가 있었는지요?
교환학생을 다녀오면서 마냥 즐거웠던 일만 있던 건 아닙니다. 흔히들 외국에 대한 여러 환상을 가지고 있고 저 또한 그런 설렘을 안고 출국했지만, 실제로 그런 환상은 한두달만 지내다 보면 금방 사라집니다. 특히 첫 달은 가족과 친구들로 둘러싸인 안전지대에서 활동하다가 갑작스레 혼자서 모든 걸 책임져야 하니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또한 한국에서는 현지인으로서 익숙했던 시스템과 혜택이 여기서는 당연하지 않다는 점이 받아들이기 힘들었습니다. 거기다 알아듣기 힘든 영국식 발음과 함께 마스크를 끼고 생활하다 보니 소통이 어려웠던 적이 여러 번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점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사람들, 새로운 생활양식, 새로운 장소를 만나는 건 이 모든 걸 상쇄할 만큼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안전지대에 머무르는 건 편안하고 안정감이 있지만 동시에 지루함을 주고, 또 변화를 거부하는 건 그 사람은 더 이상 성장할 수 없다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교환학생 생활을 하면서 이방인으로서 여기에 속하지 않는다는 소외감을 느끼면서도 동시에 자유와 해방감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모든 것이 장단점이 공존하듯이, 이러한 양가감정을 통해 오히려 교환학생 경험이 더 풍부해지고 성장할 수 있는 경험으로 남은 것 같습니다.
또 외국생활을 직접 하면서 깨달은 것이 여행하는 것과 거주하는 것은 아주 큰 차이가 있다는 점입니다. 이 점이 교환학생 경험이 꼭 필요한 이유라고 생각했습니다. 추후에 외국에 나가서 자신의 커리어를 쌓을지 고민하는 학우분들께 교환학생은 아주 좋은 “예방주사”가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6. 김혜주 학생의 앞으로 계획은 무엇인가요?
앞으로의 계획은 정말 어려운 질문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같이 졸업을 앞둔 고학년 친구들도 진로에 대해 같은 고민을 하고 있죠. 사실 저는 이 나이 대에는 뭘 해야 한다는 모티브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당연히 자기 자신이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필요하지만, 막연히 자신의 길을 미리 단정해버리고 거기에 끼워 맞추려고 주객전도가 되는 것만큼 비극적인 일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아직은 내가 정말 뭘 원하는지 고민하는 단계에 머물고 싶고, 완벽주의자보단 여러 가능성을 열어 두는 경험주의자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당장의 계획은 인턴 활동을 비롯한 여러 경험을 더 쌓으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현재에 집중하다 보면, 어느 순간 답이 나오지 않을까요?
끝으로, 교환학생을 다녀오고 여유가 생기면서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좋았습니다. 아마 대학 생활 중 제가 했던 최고의 경험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가기 전에는 불투명한 미래에 불안감을 가졌더라면 이제는 제 가능성을 더욱 믿게 된 것 같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우리는 어디든 갈 수 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습니다. 글을 읽고도 갈까 말까 고민하는 학우분이 계시다면, 눈 질끈 감고 지르시길 바랍니다.